안녕하세요~
시를 잊은 그대에게 16화, 열여섯번째 시를 소개해볼게요.
16화에 나오는 시는 총 2개에요.
벌써 마지막 시네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열여섯번째 시는 적으면서 기분이 묘하네요.
그럼 시를 한 번 볼까요 ㅎㅎ
- 선운사에서 _ 최영미
- 용산에서 _ 오규원
선운사에서 _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시를 읽으면서 꽃이 피고 지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봄에 꽃을 보면, 피는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 느껴지는데
지는건 정말 금방이에요.
활짝 펴서 이쁘다 싶으면 금방 지더라구요.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아요.
사람을 꽃에 비유해서 표현하고 있네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기기도 하고,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은 금방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누군가를 잊는 시간은 정말 길게 느껴져요.
시에서 그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네요.
https://tv.naver.com/v/3222810
용산에서 _ 오규원
詩에는 무슨 근사한 얘기가 있다고 믿는
낡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詩에는
아무것도 없다
조금도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生밖에
믿고 싶어 못 버리는 사람들의
무슨 근사한 이야기와 환상밖에는
우리의 어리석음이 우리의 의지와 이상속에 자라며 흔들리듯
그대의 사랑도 믿음도 나의 사기도 사기의 확실함도
확실한 그만큼 확실하지 않고
근사한 풀밭에는 잡초가 자란다
확실하지 않음이나 사랑하는게 어떤가
詩에는 아무것도 없다 시에는
남아있는 우리의 笙밖에
남아있는 우리의 生은 우리와 늘 만난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조금도 근사하지 않게
** 드라마 제목인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어울리게 마지막 시는
시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나오네요.
시에는 근사한 무언가가 있는게 아니라,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인생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근사하다는 뜻을 찾아보니 그럴듯하게 괜찮다라는 뜻입니다.
근사하지는 않지만 남아있는 우리의 인생은 우리와 늘 만난다고 표현하네요.
우리의 인생은 근사하지 않고 소소한 일상이지만, 시로 표현될 때 근사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시를 읽고 공감을 하고, 눈물도 흘리게 만들기도 하구요.
영상이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잘 정리해주는 느낌이네요.
https://tv.naver.com/v/3222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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